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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중학교

섬마을 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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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박꽃 조회 65회 작성일 02-08-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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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섬마을,
두꺼운 외투에
큰 가방 두개.
엄마와 나란히
꽃다운 선생님이
흑백 영사기가 돌아가는 것처럼
교문을 들어오시고 계십니다.

바람에
머리칼이 날리고
선생님의 얼굴에
낯선 섬마을이라는 두려움과
사회 초년생의 설레임이 섞여
헝클어저 보입니다.

어느날, 선생님은
먼 산을
한참동안 처다보며
서 계십니다.
그날은
여학생들에게 부터
선생님의 대한
성적표를 따갑게 받던
날이였기 때문입니다.

연두빛 싹이
예쁘게 트고있던
초년의 혹독한 성적은
거친 파도에 작은 돛배처럼
까마득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그때의 제자같은 딸을 낳아
철없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선생님 가슴에 자리잡던
퍼런 멍울이 사라지셨는지
무척 궁금해 집니다.

외진 언덕
빨간 산딸기를 보고
그렇게 신이나서
활짝 웃어보시던 선생님.

나른한 오후,
섬 소녀들 가슴에
꿈결처럼 고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랫말을 들려 주시며
곱게 불러 주시던 인어이야기.
그때처럼
아직도 그 노래를 부르고 계시는지
많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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