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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맛,어디로 갔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아시스 조회 242회 작성일 24-05-01 03:43

본문

그 맛, 어디로 갔을까


그때는 몰랐다

손에 검은 봉지 하나 친구되고, 

탁주 한 사발 드시는 날에도 풀어놓으셨다

갯바위와 부딪히면 자란 돌미역은 

구정이 지났다고 하지만

발 담그면 찬기운이 온몸에 느껴지는

음력 1월 초포 앞바다에도 물때에 맞추어

너울너울 치마를 입고 뽐내는 

미역귀들의 춤사위는

한바탕 요란한 의식을 치르며

온 동네 경운기, 바퀴가 달린 모든 차들은

힘찬 경적을 울린다

끙끙거리며 물에 젖은 물미역을 뭍으로 올리고

한솥 쿠리 뜯은 것은 큰딸에게 보내고

다음 달 며느리 출산 앞둔 인천 아들네

한 포대

미역국 좋아하는 막내딸 몫으로 남겨놓고

추위에 꽁꽁 언 손 군불 땐 아랫목에서

자식들에게 보낼 셈하느라

저녁상 잊은 줄 모르고 

영감 코 고는 소리만 담장너머 미소 짓는다


커다란 봉지에 부서질까 조심스레

미역 한 보따리 풀어놓았다

여행 가면 손에 짐 늘어나는 것

싫어하는 것은 잊어먹고

손으로 직접 뜯어서 말리고

미역귀가 붙어있다고 하는 말에

눈으로 보는 관광은 뒷전

김 여사가 끓여 주는 미역국이

맛있다는 외손녀의 눈빛에

뇌물은 스스로 자진 상납한다

물에 담가서 바락바락 문 질러서

몇 번 해감해서 거품 물 빼내고

푹 끓여 놓으면 쫄깃쫄깃한 미역귀 식감에

목으로 넘어갈 때

먹었는지 모르게 미끄러지는

아버지가 보내주셨던 그 맛을 기대했고만

미역줄기는 뻣시지 뻣센 것이

시원찮은 치아 나갈 것 같고

이상한 미역귀의 식감에


'세상에 이런 일이'

김여사 20년 후에도 완전히 '새'

되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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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고향홈에 게시했던 글  퍼옴)

2001,12,10

 

임금님도 못 먹는 미역국


시골에서 보내준 참기름넣고 양지머리 끝에 조금씩 붙어 있는 쇠고기,

미역찬물에 20분정도 담갔다가 손으로 빠락빠락 주물러 거품이 완전히 사라지고 맑은 물 나올때까지 씻어 건져두었던것 ,마늘다진것,.....달달 볶다가 물을 붙고 끓였습니다.


가족 중에 생일은 아니고,

미역국을 가장좋아하는 우리 가족이기에 식탁위에 단골 메뉴입니다.


포 앞바다의 맑은 물에서 자라는 미역을 작년겨울까지도 외손주들 잘 먹는다고 추운 겨울에뜯어서 보내 주시곤 했는데,...

몸도 않좋으시고,자식들의 만류에,

입맛으로만 남아 있는 고향의 맛이 되었습니다.


토요일이 밑반찬 장만하는 날이거든요

딸아이 데리고 동네 시장을 한바퀴돌고 백화점의 정육 코너 고기가 싱싱한것같아 쇼핑에 나섰지요


쇠고기 두근 사고나니,......

그래, 오늘 저녁은 미역국이다.

미역 코너에서 열심히 설명하는 직원이 좋은 미역 있다기에,35,000원 정도 한다기에 한번에 많이 사다놓기로 하고,포장하는 동안 ,다른 물품을 사오겠다 했습니다.


경악,....바가지쓴기분,.......하여튼,..미역을 삼개월 분할해서 

카드로 사기는 처음입니다.

생각했던 금액보다,세배는 비싼,...

한마디로 너무 비싼 미역이었습니다.

임금님도 IMF을 지난 이시점에는 먹기 힘든 미역국을 먹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여수에 엄마 따라,서정시장에서 물건 고르고 깎고 하시던,....

그 모습이 얼마나 창피 했는데,...

난 나중에 결혼하면,우아하게 쇼핑하리라 했는데,.....


우리딸 엄마 때문에 창피해 죽겠어요,..

그래도 토요일이면,....

졸졸 따라다니며,

학교에서 있었던일,

시장통에서 파는 군것질 재미에

더,따라 다닌것이지만,....

전,이번주 미역을 비싸게 사면서,......

그동안,.

물건 고르는것 깎는재미,.

엄마의 실력이 완전히 "새"됐습니다.

알뜰히 살아야한다는 가정 경제 교육도 "새"됐습니다.


한마디 해주었지요.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질때가 있단다.

하하,.......엄마,무슨 뜻인지 알아요,걱정하지마세요 한다.


식탁에서 둘이 눈을 맞췄지요

오늘 미역국은 정말 국물도 시원하고 미역줄기는 더 맛있다고,

한쪽도 않남기고,

다 먹어야한다고,......

딸아이가 동생에게 말하더라고요


*한 그릇에 생선 한마리보다 비싼 미역국을 먹게 됐습니다


힘이 팍팍 납니다,

피부도 뽀얗고,

미역이 알카리식품에 다이어트에 최고로 좋다잖아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낯추는 데는 

더욱 좋데요.


그래도,오아시스에 실력은 "새"됐습니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세상에 ㅎㅎ

오늘은 느긋하게 침대에 누어

휴대폰 공중에 올리고

아~팔이야~하면서~

키득대고 있어요 ㅋㅋ

야무진 구석은 진즉에 모하에 떨궈놓고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미끄러저도

정 하나는 깊게 우려내어

시스네 딸 부부 아들 부부

알콩달콩 예쁘게 살아가 주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밤새 베개에 짓눌려 굳은 왼쪽 얼굴이

시스의 허방에 들썩여서

5월도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예감입니다.


틈으로 열린 마음 미끌미끌하여

틈으로 행복이어다~♡


예쁜 오월 되세요~♡

오아시스님의 댓글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이리흔들 저리흔들 미끄러져도

정 하나 깊게 우려 내어'

~~~~가슴이 뭉클 해지네요^^♡


똑바로 가려고해도 바람이 불어 오고

때로는 스스로 바람따라 자유를 갈망하고

엄마 자리 지키느라 여기 까지 온듯합니다


성들과 함께여서 아우에 삶이

고운색으로 물들여갑니다^^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미역귀는 따로 튀겨먹지

미역국에 혼합하지 않는 또 다른 김여사 여기 있어요

국물이 미끄덩 미끄덩 흥이 나는 거

안 좋아하거덩요.


완도에서 목사 사모 시누님이 보내준 미역 다 못 먹고 누렇게 색 바란 거

오늘은 물에 담궈 미역국 끓여야겠네요 아까워서요

지구 반바퀴 돌아 와서 가장 먼저 끓인 국이 미역국이었네요

난 쇠고기 미역국보다 노래미 미역국이나 홍합이나 도다리미역국이 더 좋습니다

아쉬우면 멸치 다싯물 우려 쇠고기는 조금만 넣고 끓인 미역국을 먹지요

비린 거 싫어하는 아그들도 이젠 이 맛은 좋아합니다


돌미역  .

이젠 귀한 미역이지요

구할래야 구할 수 없는 맛을

시스님은 최근까지 손녀에게도 맛보였군요

그리운 부모님의 바닷물에 퉁퉁 부은 손을 안타까워 하시면서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심심하심 넘어오세요

나는 신선한 원두 사러 다녀올랍니다.

오아시스님의 댓글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예전에는 미끄덩거리는것을 싫어 했는데

어느해 아버지가 보내주신

초포앞바다 돌미역이

적당히 미끄덩거리면서 쫄깃한 맛에 

미역귀와 줄기의 그 맛을 알아버린듯요^^

아우도 쇠고기 미역국보다는

홍합ㆍ전복미역국을 좋아합니다

김여사 되고부터는

전복미역국  전문으로다요^^

내장빼고 끓여서 개운한듯요


금오홈이 만들어준 동례성과의 인연 

감사합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초포 앞바다에 너울 너울 춤추며 자란 돌미역이 참 많았군요~

부모님께서 시린 손 호호 불어 가시며 한 소쿠리 뜯은것은 큰 딸네로

또 한 소쿠리 뜯은 것은 아들네로~또 한 소쿠리 뜯은것은 막내딸 몫으로~

부모님의 사랑에 가슴이 먹먹해져옵니다.

이제는 부모님 생전에 안계시니 그 맛은 결코 잊을수 없이 가슴속에 따뜻함으로 

남아있겠지요~또 그 사랑이 김여사를 좋아하는 귀염둥이 손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거 같네요~

가정의 달 오월이네요~행복한 나날 되셔요~~^^**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오월의 첫날 먹먹해지는 마음도 함께여요^^

초포바다는 돌멩이들이 있어서 

돌미역들이 부드럽게

너울대는 시기가 있어요^^

~~~~그 따스했던 손길이

 그립기에 더 생각 나는듯 합니다

봉순언냐

지금 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아우들과 잼나게 살아가요^^

함께여서 감사합니다~~^^♡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엄동설한 미역양식을 할때

정말 못할 짓이다 싶었으나

미역 양식 수입으로 학교도 다니고 교복도 사입고 했으니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네요

바닷물 뒤집어 쓰고 일하기 징글징글 했지요.

요즘은 돌미역이 초포 바다에 너울 거리 더 라구요

우럭이나, 도다리 넣고 끓인 미역국이 맛있으나

모내기 할 때 술참으로 먹었던 미역국 수제비를 잊을 수가 없네요.


김여사 가정에 미역줄기 마냥 너울거려 춤 추는 오월이네요 

풍성하고 행복하시길 바래요^^




오아시스님의 댓글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그 때는 미역 양식도 초포앞바다에서 많이 했지요

간식거리로 짭쪼름만 미역귀 오물오물 물고 다녔던것 같아요

물미역 살짝 데쳐서 된장ㆍ고추장넣고

부삭에 솔낭구로 병입구 막아놓은 막걸리 식초에

대충 무침도요^^


추억을 공유할수있는 공간에 안개님 함께여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시간되셔요

<span class="guest">콩심이</span>님의 댓글

콩심이 작성일

시스님 글 읽다가 ㅋㅋ

저도 그래요..

맨날 실수 투성입니다.

말로는 우리 언니 이기는데

아직 하나도 이긴게 없어요.허당이라

죄송합니다 ㅎㅎ

오아시스님의 댓글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ㅎㅎㅎ저도 맨날 허당끼가 전문입니다^^

말로는 언니 이기는것도 저와 똑같네요


대충 여기까지 살아온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는 여정도 대충 살아보려구요

~~~~저도 죄송합니다 ㅎㅎ


함께 가는 인연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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