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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 꽃

페이지 정보

작성자 너른마당 조회 219회 작성일 24-04-29 09:00

본문



 

은방울꽃 / 이정록



아버지는 안마당 한가운데 우뚝 서서

식구들을 하나하나 불렀다.

노모에게 미안하단 말 올리고선

빗줄기 속에 서계셨다.

우리는 마루 끝에 나란히 서서

차렷경례를 올렸다.

아버지 이제 오세요?

어머니가 나오시지 않으면 나오실 때까지,

어머니가 서열을 잘못 찾으면 막내 옆

끝자리에 설 때까지 

야간 점호는 계속 되었다.

왜 내가 끝자리래요?

어머니께서 댓 발 입술을 내밀면

빗물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당신이 막내보다 귀엽잖아.

찡긋 눈짓을 날렸다.

우리는 그제야 골방으로 기어들었고

어머니의 입술은 은방울꽃 가장 작은 

봉오리가 되어 취한 아버지를 

마른 수건으로 닦아드리는 거였다.

그런 날 꿈결엔 막내를 임신한 늙은 어미가

하얀 이를 내보이며 웃는 것이었다.

.



댓글목록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아~~~은방울 꽃이 점호를 야간에는 기다리는구나^^

시인의 눈에 보여진 표현력이 재미있네요

'하얀 이를 내보이며 웃는다'

~~감사합니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아~~은방울꽃이 점호를 야간에 기다리는구나~"

이정록 시인님 울고 가시겠구나~~ㅎㅎ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은방울 꽃이 다시 보이는 시입니다

시인의 남다른 영감이 부러울 뿐이네요

좋은시 감상 잘 하였습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사랑의 은방울꽃~살랑 살랑 바람결에 

난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귓가에 들리는듯 하네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아기자기 

사랑사랑

정감  넘치는 

작가의 섬세함이 가슴 찡 합니다.

그옛날 빛바랜 추억들이 

스크린처럼 스쳐지나 가네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요즘 많이 바쁘시지요?

알게 모르게 

항상 문쪽을 바라보는 있다는 거

잊지 말아 주세요

송홧가루가 무섭게 날리네요

건강 조심하세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넵 

개인적으로  많이 분주해서요

마음은 항상 함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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